삼국지

여포 이야기 제3편: 배신자의 낙인, 유비와의 인연

회귀자 무명 2025. 4. 15. 20:11
반응형

여포가 유비를 만난 건 서기 194년 무렵이었어.

내가 당시 초주 지역에 머물고 있을 때였지.

유비는 원소의 추천으로 초주의 태수가 되었는데, 그가 여포를 맞이하는 장면을 직접 봤어.

그날, 비장한 표정의 여포가 초주성 앞에 도착했을 때, 유비는 직접 성문 밖으로 나와 그를 맞이했어.

유비의 얼굴에는 걱정이 서려 있었지만, 그의 의리와 인자함으로 여포를 환대했지.

"여장군, 초주는 비록 작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곳입니다. 부디 여기서 편히 쉬십시오."

유비가 여포에게 건넨 첫 말이었어. 유비는 여포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었고,

심지어 자신의 두 동생인 관우와 장비에게도 여포를 존중하라고 당부했어.

하지만 나는 관우의 눈빛에서 불신을 읽었어.

그는 여포를 한시도 믿지 않았지.

역사는 결국 관우의 직감이 옳았음을 증명했어.

 

여포는 초주에서 머물면서 점점 유비의 권력과 영토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어.

내가 도시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들은 소문에 의하면, 여포는 밤마다 자신의 측근들과 모의를 하고 있다고 했어.

그리고 어느 비 오는 날, 유비가 순찰을 나간 틈을 타 여포는 행동에 옮겼어.

나는 우연히 시장에 있었는데, 갑자기 여포의 군사들이 성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어.

여포는 유비의 두 아내를 인질로 잡고 초주를 점령했지.

유비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성문이 닫혀 있었고, 성벽 위에는 여포가 서 있었어.

"유현덕, 이제 초주는 내 것이다. 네 목숨을 아끼거든 떠나라!"

여포의 외침에 유비는 말없이 돌아섰어. 그의 눈에는 비통함과 분노가 가득했지.

나는 그때 유비의 표정을 절대 잊을 수 없어.

여포는 그렇게 초주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유비는 다시 한번 유랑길에 오르게 됐어.

관우와 장비만이 유비 곁을 지키며 함께 떠났지.

 

나는 초주에 남아 여포의 통치를 지켜봤어.

놀랍게도 여포는 꽤 괜찮은 통치자였어.

그는 백성들에게 가혹하지 않았고, 세금도 적당히 거두었지.

하지만 여포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어.

바로 '게으름'과 '쾌락'에 대한 욕구였지.

그는 정무를 보는 것보다 사냥과 술, 여자에 더 관심이 많았어.

초주를 점령한 후, 여포는 점점 더 게을러졌어.

아침에 정무를 보는 대신 늦게까지 잠을 자고, 대신 측근인 진궁에게 많은 일을 맡겼지.

그러던 중, 조조가 서서히 세력을 키워가고 있었어.

조조는 당시 중원에서 가장 영리한 군주였고, 황제를 옆에 두고 실권을 장악해가고 있었지.

 

여포와 조조의 첫 대결은 서기 196년에 일어났어.

조조는 유비와 손을 잡고 초주를 공격했지. 나는 조조군에 섞여 초주로 향했어.

전투는 격렬했어. 여포는 직접 전선에 나서서 적토마를 타고 조조군을 무찔렀지.

나는 멀리서 그의 창날이 번쩍이는 모습을 봤어.

그는 여전히 최고의 무장이었어.

하지만 전쟁은 단순한 무력만으로 이길 수 없는 법.

조조의 지략과 전술 앞에 여포의 군대는 점점 밀리기 시작했어.

결정적인 순간, 여포는 또다시 충격적인 제안을 받게 돼.

조조가 비밀리에 사자를 보내 항복을 권유했고, 높은 지위와 안전을 약속했지.

여포는 조조의 제안에 흔들렸어.

그의 부하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렸지.

측근인 진궁은 조조에게 항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지만, 다른 장수들은 끝까지 싸우자고 했어.

결국 여포는 조조의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 싸우기로 했어.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결정은 이미 늦었어.

전세는 급격히 기울었고, 여포는 마침내 하비성으로 후퇴했어.

조조군은 하비성을 완전히 포위했고, 여포는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빠졌지.

나는 조조군의 일원으로 위장한 채 하비성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성 안에서는 이미 식량이 떨어지고 군심이 흉흉해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어.

그리고 여포의 최후가 다가오고 있었지...

 

[삼국지] - 여포 이야기 제4편: 하비성의 최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