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여포 이야기 제2편: 배신과 몰락의 시작

회귀자 무명 2025. 4. 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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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탁이 권력을 잡은 후 세상은 어두워졌어.

나는 낙양에 머물며 그의 폭정을 직접 목격했지.

사람들이 굶주리는 동안 동탁은 궁궐에서 술과 여자를 즐기며 날마다 연회를 열었어.

여포는 그런 동탁의 오른팔로, 항상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지.

하지만 그의 눈빛에서 나는 무언가 갈등이 있음을 느꼈어.

어느 날, 나는 우연히 궁궐의 한 모퉁이에서 왕윤이라는 관리와 여포가 은밀히 대화하는 것을 목격했어.

그때는 그게 역사를 바꿀 대화인 줄 몰랐지.

 

왕윤은 여포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어. 바로 '욕심'과 '명예'였지.

그는 여포에게 귀중한 보물들을 보여주며 "이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 될 수 있소"라고 속삭였어.

그리고 왕윤의 최후의 카드가 있었지.

바로 그의 양녀 초선이었어.

초선의 미모는 당대에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웠고, 여포는 그녀를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겼어.

"여장군, 동탁은 당신을 단지 도구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오. 그가 죽으면 장군은 그의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고, 초선 또한 장군의 아내가 될 수 있소."

왕윤의 계략은 완벽했어.

내가 본 여포의 눈에는 이미 욕망의 불꽃이 타올랐지.

 

결정적인 사건은 며칠 후에 일어났어.

동탁이 여포에게 말을 타고 먼저 가라고 명령했는데,

여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탁이 여포의 애첩을 희롱했다는 거야.

사실 이건 왕윤이 꾸민 계략이었지만, 여포는 그걸 믿었어.

분노한 여포는 왕윤의 계획에 완전히 넘어갔고, 결국 그날이 왔어.

내가 그날 아침 궁궐 근처에 있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긴장감이 감돌았지.

서기 192년 5월의 어느 날, 동탁이 궁궐에 들어서자 여포와 여러 신하들이 그를 공격했어.

동탁은 놀라서 여포를 바라보며 "아들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외쳤지만,

여포는 차갑게 "나는 네 아들이 아니다!"라고 대답하며 창으로 그를 찔렀어.

그렇게 폭군 동탁은 죽었고, 여포는 잠시 영웅으로 추앙받았지.

하지만 그의 배신은 이후 그를 평생 따라다니는 오명이 되었어.

 

동탁이 죽은 후, 나는 여포가 초선과 함께 화려한 저택에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것을 봤어.

하지만 그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지.

동탁의 부하였던 이각, 곽사 등이 여포를 배신자로 몰아세우며 공격해왔고, 여포는 낙양을 떠나 도망쳐야 했어.

여포는 점점 더 고립되어갔어.

동탁을 배신한 사람은 자신도 배신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아무도 그를 온전히 신뢰하지 않았지.

그때부터 여포의 유랑 생활이 시작됐어.

나는 가끔 그의 행적을 들으며 그를 뒤쫓았지.

그는 여러 군벌들을 옮겨 다니며 자신의 무예를 팔았어.

먼저 그는 원소에게 의탁했지만, 원소는 여포의 배신을 두려워해 그를 차갑게 대했어.

결국 여포는 다시 떠나야 했지.

 

그 후 여포는 장양에게 의탁했다가, 또 다른 군벌인 장부에게로 갔어.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는 진정한 자리를 잡지 못했어.

내가 여포를 다시 만난 건 그가 서주 지역을 떠돌 때였어.

한때 천하를 호령하던 장군은 이제 지친 표정으로 몇 안 되는 부하들을 이끌고 있었어.

그는 나를 알아보고 잠시 대화를 나눴어.

"배신은 쉽지만, 그 대가는 무겁다"라고 그가 말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해.

 

여포의 운명이 바뀐 건 그가 유표에게 의탁했다가 도망쳐 나온 후, 마침내 초주의 태수 유비를 만났을 때였어.

유비는 여포를 환대했지만, 이것도 결국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게 돼...

하지만 그건 다음 편에서 이야기할게.

 

[삼국지] - 여포 이야기 제3편: 배신자의 낙인, 유비와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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